“시끄러워, 조용히 해라.” 키사키의 말에 금방 꼬리를 내리고 조용해진 소라는 그의 말이라면 곧잘 들으면서 한마에게는 대놓고 으르렁거리는 듯한 모습을 여실히 드러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치 제 주인에게만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나 다름없어 보였다. 단지 제 옆에 앉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불쾌하다는 어필을 하는 모습으로도 보였지만, 한마가 그런 데에 신경이
“키사키 군, 키사키 군, 같이 가요!” “따라오지 마.” 소라가 키사키 텟타를 쫓아다닌 지도 벌써 한 달은 족히 되었다. 학교에서는 물론이고 학교 밖에서도 그의 뒤를 졸졸 쫓아다니는 모습은 영락없이 어미 새를 쫓아다니는 새끼 새처럼 보였다. 각인 효과라고 하는 게 인간에게도 통용될 리는 없건만 소라는 당연한 일이라는 듯이 항상 그의 뒤를 쫓고 있었다. 멀
란 날조, 적폐 캐해 有 님 캐해 내 캐해 다르다면 내 캐해가 잘못된 거임 개연성 無 그냥 있는 게 없음 스트레스 해소용 그냥 연상한테 휘둘리는 란이 보고 싶었음 36. 그러니까 하이타니 란은 그거다. 욕먹는 걸 즐기는 사람. 지가 아니라지만 나한테 하는 꼬라지를 보니 아닌 게 아니다. 이 새끼는 분명 나한테 욕먹으면서 희열 느끼고 있다. 반사에서
스트레스 해소용 자급자족 네임리스 드림 개연성 없음 아무것도 없음 32. 하이타니 란은 뻔뻔하게도 손님방을 점거했다. 침구 하나 덜렁 있는 방을 물끄러미 보더니 가져온 짐만 안에 내려놓더라. 그냥 나가 주면 안 되냐는 말이 턱끝까지 차올랐지만 인내했다. 어떻게든 개추태스러운 모습을 보여야 했지만 완벽주의 성향이 그것을 방해했다. 그렇게 기묘한 사흘의
스트레스 해소용 자급자족 네임리스 드림 개연성 없음 아무것도 없음 24. 관심 받고 싶으면 기라는 말을 남기고 하이타니 란을 카페에 두고 나온 지 한 달이 지났다. 내 말에 자존심이란 자존심은 닥닥 긁혔는지 멀대 같은 보라색 또라이는 그 뒤로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얼마만에 느끼는 자유인지. 덕분에 나는 방해 없이 한국으로 이직을 준비
소녀가 소년을 처음 본 날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그날은 입학식 날이었을 터이다. 고작해야 갓 중학생이 된 신입생들 사이에서 대표로서 단상에 서서 인사를 했던 소년. 소문으로 듣기에는 수석으로 입학했기 때문에 대표를 맡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공립이라면 몰라도 사립 학교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었다. 얼핏 보기에도 평범해 보이는 그 소년은 주변에서 보기에
러브레터란 가장 고전적이면서도 그 무엇보다도 정석이라고 할 수 있는 고백 방법 가운데 하나라는 것쯤은 누구나가 다 아는 사실이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 지금 막 신발장 안에서 꺼낸 편지를 손에 쥐고 있는 소년도 그 사실을 모르지는 않았다. 그러나 러브레터는 꾸깃꾸깃 구겨져서 본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이게 정녕 러브레터이기는 한가 싶을 정도로 엉망진창이었다
2005년 겨울의 성탄절은 일요일이었다. 쉬는 날이 아님에도 주말이었던 덕에 만지로는 겨울잠이라도 자듯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질릴만큼 늦잠을 즐길 수 있었···을 터였으나, 달콤한 아침잠의 커튼을 찢은 것은 앙칼진 에마의 목소리였다. "마이키, 좀 일어나! 손님 왔으니까! 지금 안 일어나면 분명히 후회한다?" 후회할 만한 일이 뭔데… 꿍얼거리며 언제나의